발매 한 달 만에 이미 새로운 “악뮤 클래식”으로 등극한 오프닝 트랙 'Hero'은 이찬혁 곡 쓰기와 이수현 목소리의 걸출한 융합물이며 매끈한 신시사이저 편곡의 편곡에 일조한 'Love Lee'도 앨범의 순도를 높였다. 초기 대표작 '라면인건가'처럼 일상적 소재에 생기를 불어넣은 '케익의 평화'는 나른한 기타 톤과 신해철 '재즈 카페'를 연상하게 하는 이찬혁의 저음 랩, 식기가 부딪치는 효과음이 프랑스풍 코미디 단편을 완성했다.
화려한 피처링 라인업을 가져간 전작 < Next Episode >에 비해 전반적으로 힘을 뺐지만 데뷔 10년 차 그룹의 공력이 작품 이모저모를 관류한다. 각자의 솔로 활동에서 수확한 음악적 어법과 아이디어들이 대중음악의 틀 안에서 자유로이 기능하며 리듬과 멜로디, 편곡 층위가 조화롭다. 대중성 짙은 'Hero'의 후반부 분위기 전환에서 이찬혁 특유의 참신하고 기발한 곡 전개가 유효하다.
케이팝스타 2에서의 총명과 음악적 성숙이 공존한 < Love Episode >는 여섯 곡, 이십 분 남짓의 러닝타임에도 정규 앨범 못지않게 무게감 있다. 사랑의 대주제 아래 건설된 아기자기한 트랙들은 개별 싱글로도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 만큼 색감과 컨셉이 확고하다. 남성과 여성, 작곡과 가창으로 대칭한 악뮤는 편안하고 친근하나 결점을 쉬이 찾기 힘든 팝사운드로 장현과 장덕으로 구성된 40년 터울의 현이와 덕이와 또 다른 방식으로 가요계 남매 듀오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수록곡-
1. Hero

2. 롱디

3. 케익의 평화
4. 답답해
5. Love Lee
6. 후라이의 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