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 차이부터 보자. 기이한 보컬 인트로 '0.00'은 타이틀 트랙으로 교체되었고 광포하고 오싹했던 '32.22'(일명 'Warlord')는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다. 18년도 여름에 'Feels like summer'로 먼저 선보였던 '42.26'는 제외된 대신 그 자리는 과거 광고음악으로 짧게 공개된 'Human sacrifice'가 채웠다. 프로덕션의 측면에서는 보컬을 저 뒤로 밀어버린 믹싱과 듬성듬성 등장했던 강한 왜곡 효과를 많이 걷어냈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목소리까지 사운드에 묻어버렸던 'Time'의 말끔해진 편곡이 대표적이다.
무심하게 타임스탬프로 표기한 대부분의 곡 제목과 울퉁불퉁했던 표면은 < 3.15.20 >를 인터넷 시대의 힙스터 정신으로 포장했지만 제대로 완성되지 못한 데모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했다. < Atavista >는 불친절함을 재단하되 'Redbone'의 영화 < 겟아웃 > 삽입과 'This is America'로 그가 차지한 '위협적인 타자'로서의 정체성을 함부로 희석하지 않는다. 트랙리스트 대다수는 댄서블하거나 감미로운 펑크 기반의 곡이지만 알고리즘의 모순을 경고하는 'Algorhythm'처럼 중간중간 무거운 곡의 등장 덕에 차일디시 감비노의 브랜드는 유지된다.
깔끔하게 다듬었지만 무턱대고 반듯하지만은 않다. 컨트리 스타일 리듬에 피치 올린 보컬을 얹은'Little foot big foot'의 중간 비트 전환과 장대한 공간감이 영화 < 블랙 팬서 >를 떠오르게 하는 'Human sacrifice' 등 집중도를 높게 유지하는 사운드 요소가 앨범 전반에 풍부하다. 가스펠 보컬이 함께하는 찬란한 마무리 'Final church'가 옛 버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은 무차별적인 변경에 함몰되지 않는 아티스트의 안목 또한 드러낸다.
다만 올려놓은 역치를 감안하면 텍스트의 입체성은 약하다. 'Algorhythm'의 논지는 4년 사이 AI의 등장까지 가세하여 너무나도 흔해졌고, 고달팠던 유년기를 아들의 목소리로 마무리하는 'The violence'는 감동적이지만 뻔한 신파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애써 무시하던 사회 사각지대를 눈앞에 들이민 'This is America'와의 비교는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날카롭다. 폭력으로만 주목받는 흑인 엔터테인먼트를 꼬집는 'Little foot big foot'의 뮤직비디오에서 관객의 사망 이후에도 웃음을 위해 공연을 계속하는 그는 폭풍의 눈에 서 있던 'This is America'와 달리 혼란에 종속되어 끌려가는 존재로 자신을 표현한다. 약간의 보편성을 추구한 < Atavista >는 과장되게 재현된 비극 속 섬뜩한 계몽자에서 대물림되는 역사와 현실의 생생한 증인이 된 도널드 글로버의 미묘한 변화를 제시하는 작품이다. 차일디시 감비노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알릴 다음 작품이 어떻게 완성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가 제시하는 스토리텔링은 이번 작품을 심상치 않은 분기점으로 삼는다.
-수록곡-
1. Atavista
2. Algorhythm
3. Time (Feat. Ariana Grande)
4. Psilocybae (Millenial love) (Feat. 21 Savage, Ink, Kadhja Bonet)
5. To be hunted
6. Sweet thang (Feat. Summer Walker)
7. Little foot big foot (Feat. Young Nudy)
8. Why go to the party
9. Human sacrifice
10. The violence
11. Final chur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