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작곡진 투입에도 울타리를 구분한 이유가 명확하다. 이번 작품은 뚝심의 음악과 상업 음악을 완벽하게 구분하는 두 개의 자아 중 후자의 뚜렷한 발현이기 때문이다. 'Too sweet'는 그가 대중음악 판매업도 겸업한다는 증거로, 뚜렷한 기타 리프와 눈에 잡힐 듯한 멜로디에 적당히 감응할 수 있는 노랫말 등 히트곡의 조건이 모두 만족스럽다. '위스키는 니트로, 커피는 블랙으로, 3시에 침대로'라는 간결하고 강렬한 후렴이 마지막 방점을 찍으며 정체성 각인에도 성공했다.
현악기를 활용해 공간감을 극대화한 'Empire now'도 앞선 작품에서 다소 복잡하게 얽혀 있던 포크 등 고전적인 장르 해석을 친절하게 풀어낸다. 비슷한 지향을 내세우며 앨리슨 러셀과 합을 맞춘 'Wildflower and barley'나 어쿠스틱 지향의 'Fare well'에도 지루함을 상쇄할 다양한 요소를 배치한 건 마찬가지다. 녹진한 블루스 감상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지점이겠으나 호지어의 매끈매끈한 면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보면 가산점이 주어진다.
등단작에 당당히 이름을 내걸고 파격적인 메시지를 던진 지 10년 만이다. 모두를 교회로 인도한 'Take me to church'에 이어 정상에 오른 'Too sweet'의 기세는 올해 내내 뜨거울 것이다. 마치 본인이 원하면 차트의 왕좌에는 언제나 오를 수 있음을 재차 증명하듯이 말이다. 자아 실현을 위해 군중의 환호성에서 벗어나 광야로 나아갔던 이가 초연히 광장으로 돌아와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 모양새. 목이 마를 때쯤 대중의 손에 작은 전리품을 쥐여주는 영리함이 돋보인다.
- 수록곡 -
1. Too sweet
2. Wildflower and barley
3. Empire now
4. Fare w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