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램 록 분장과 가죽 재킷을 양분 삼은 정규 3집 < Found Heaven >의 모토는 지독한 회귀 정신이다. 2021년 싱글 'Telepath'에서 복고로의 개안을 예고한 바 있지만, 이번 작품에 있어서는 맥시멀리즘 팝의 대가 맥스 마틴과 손을 잡으며 완벽하게 정통으로 귀의함을 선포한다. 정형적인 밴드 골격 아래 뉴웨이브와 신스팝의 페인트를 가득 칠하고 폭넓은 팝 스펙트럼으로 색을 덧입힌다. 1970년대와 1980년대를 화려히 빛낸 장르들의 디테일한 수식은 덤이다.
수록곡 하나하나가 역사책의 한 페이지가 된다.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의 보코더를 덧댄 'Found heaven'과 아하의 영롱한 신시사이저를 입힌 'Never ending song', 본 조비와 저니의 아레나 록 계보를 이은 'Forever with me' 등 시제를 무시하는 도발적인 무단횡단이 행해진다. 작풍에 맞춰 변화를 준 창법 역시 몰입의 핵심이다. 나이대에 맞게 청춘의 상흔을 어루만지다가도 무대 위 정확한 전달을 위해 또박또박 발음하던 선배들을 흡수하는 소화력을 보고 있자면, 듀란 듀란과 휴먼 리그를 삼킨 틴에이지 팝스타라는 문장이 저절로 떠오른다.
고통스러운 관계와 결별 직후 찾아온 감정의 파도, 자신의 정체성을 둘러싼 여러 풍문과 동시에 같은 고민을 겪고 있을 누군가에게 위로를 주기 위한 문장들. 흥겨운 사운드를 들춰보지 않으면 찾기 힘든 이 슬픈 메시지들 속에서 우리는 코난 그레이라는 인물이 털어놓고 싶었던 진솔한 고백을 마주할 수 있다. 떠올려보면 1970~80년의 팝은 그런 곳이었다. 어떠한 성도, 인종도, 시간의 터울도 규정하지 않는 무차별의 영역. 그 속에서 그는 본인 자체로 존재할 수 있다.
< Found Heaven >이라는 구호는 자신이 안락함을 얻은 공간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던 마음에서 탄생한 유레카다. 역사적 사명감 같이 때 묻은 가치보다 순수한 취향의 주파수를 추종했기에 도달할 수 있던 천국, 지금 이 순간 그의 음악은 디스코볼의 분산된 빛처럼 더 넓게 퍼지고 흘린 땀방울처럼 더 깊게 스며든다.
- 수록곡 -
1. Found heaven
2. Never ending song
3. Fainted love
4. Lonely dancer
5. Alley rose
6. The final fight
7. Miss you
8. Bourgeoisieses
9. Forever with me
10. Eye of the night
11. Boys & girls
12. Killing me
13. Wi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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