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즈(Leeds) 출신의 4인조 잉글리시 티처는 그중에서도 블랙 컨트리 뉴 로드의 친동생을 자처한다. < Spiderland >의 슬린트(Slint)가 제창한 영험한 포스트록 감성과 포스트 펑크 특유의 직선적인 움직임, 다양한 악기 구성으로 만드는 풍부한 쾌감 등 블랙 컨트리 뉴 로드의 음악을 구성하는 중심 요소들이 < This Could Be Texas > 전반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감정선이 거칠게 살아있는 것이, 예술적 체험성을 극대화한 챔버 팝 < Ants From Up There >보다는 데뷔작 < For The First Time >이나 라이브 앨범 < Live At Bush Hall >과 닮은 점이 많다.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유전적으로 높은 유사도를 보이는 둘의 표현이 가장 결정적인 지점에서는 오히려 상반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두 밴드 모두 표현의 점층을 통한 폭발로 정서 전달을 극대화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폭발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 크기와 방향이 완전히 상이하다.
블랙 컨트리 뉴 로드의 진행은 거대한 항성이 폭발하는 모습이다. 강한 중력으로 악기를 모아 집중시키고 이내 화려한 빛을 내며 파괴된다. 크기는 천문학적이고 방향은 불특정적이다. 이와 달리 잉글리시 티처는 곡을 마치 화산의 폭발처럼 구성한다. 규모는 지구과학적 수준에 머물지만 방향성과 형식이 분명하기 때문에 형상에 집중하기 쉽다.
폭발로 향하는 과정의 차이도 흥미롭다. 혼란스럽고, 때로는 체념적인 젊은 세대의 정서로 빚어진 작품은 그 진행이 뜨거우면서도 차분하다. 마치 지표 아래의 마그마처럼 말이다. 인디 포크와 포크트로니카를 끌어오는가 하면 부드러운 발라드로 숨을 죽이고, 날 선 포스트 펑크로 일관하기도 하며 여러 정서와 장르의 암석들을 폭발에 걸맞은 액체로 연성한다.
그 과정에서 프론트우먼 릴리 폰테인(Lily Fontaine)의 보컬은 시종일관 건조한 톤을 유지하며 평화로운 외형을 가장한다. 동시에 연주는 고요와 발산을 자유롭게 오가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이질적으로 어우러지면서 작품은 폭풍전야의 긴장감을 형성한다. 소리에 집중할수록 정서의 중심을 향해 빨려 들어가는 이유다.
냉담해 보이나 속내는 쇳물처럼 펄펄 끓고, 그 뜨거운 분노조차 무서우리만치 침착하다. 예술적 다양성과 은은한 저항성, 영국 인디 록의 핵심을 집약하면서도 숨 막히는 개인화로 또 다른 가능성을 역설하는 작품. < This Could Be Texas >로 우리는 고고하게 흔들리면서 연대하는 시대정신의 대안적 발현을 목격한다.
-수록곡-
1. Albatross
2. The world's biggest paving slab
3. Broken buiscuits
4. I'm not crying, you're crying
5. Mastermind specialism
6. This could be Texas
7. Not everybody gets to go to space
8. R&B
9. Nearly daffodils
10. The best tears of your life
11. You blister my paint
12. Sideboob
13. Albert roa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