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답습의 문제는 21세기 블루스 록을 대표하는 듀오 블랙 키스를 계속해서 괴롭혀왔다. < Turn Blue >를 통해 사이키델릭 쪽으로의 변화를 꾀하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 장기간 함께해 온 프로듀서 데인저 마우스(Danger Mouse)의 이탈은 듀오의 자세를 위축시켰고, 이후 이들의 커리어에서 신선한 시도는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 Ohio Players >는 이러한 자가 복제의 꼬리표를 떼어내려는 시도다. 불세출의 싱어송라이터 벡(Beck)부터 브릿팝의 상징 오아시스의 노엘 갤러거, 불후의 랩 스페이스 오페라 < Deltron 3030 >을 제작한 델트론 3030(Deltron 3030)의 댄 더 오토메이터(Dan the Automator)까지 호화로우면서도 신선한 이름들을 크레딧에 올리며 “이번엔 다르다”라는 명징한 뜻을 전한다.
이렇듯 변혁의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만 작품의 전반적인 색채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Candy and her friends'와 'Paper crown'에 첨가된 랩 피처링, 노엘 갤러거의 손길이 닿은 'On the game'의 낭만적 질감 정도를 제하면 기존의 선명하고 호쾌한 블루스 록에서의 의미 있는 변화는 찾아보기 힘들다.
물론 변화의 여부와 별개로 숙련된 솜씨 덕에 전체적인 완성도와 전달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곳곳의 번뜩이는 리듬과 연주는 전성기와 맞먹을 만큼 그 위력이 상당하고 'Beautiful people (Stay high)', 'This is nowhere' 같은 중심 트랙 또한 충분한 설득력을 가진다.
오히려 당혹스러운 지점은 변화가 분명한 쪽이다. 'Candy and her friends'와 'Paper crown'에 개입한 랩은 이전 파트와의 연결이 조금도 자연스럽지 않으며 랩 자체의 퍼포먼스도 특출나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힙합과의 연결을 꾀한 이 두 트랙엔 정작 힙합 출신 프로듀서 댄 더 오토메이터의 참여 이력을 찾아볼 수가 없다. 인재를 초빙했다면 적확한 자리에 기용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이 체감되는 지점이다.
< Ohio Players >가 잘 만들어진 블루스 록 앨범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쳇바퀴에서 벗어나려는 자세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급하게 발을 밖으로 딛다 나자빠진 후 다시 걸터앉는, 이런 식의 탈출 시도는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또 하나의 '블랙 키스 앨범'을 탈피하기 위해선 쳇바퀴를 완전히 벗어난 후 완벽하게 착지해야 한다.
-수록곡-
1. This is nowhere
2. Don't let me go
3. Beautiful people (Stay high)
4. On the game
5. Only love matters
6. Candy and her friends (Feat. Lil Noid)
7. I forget to be your lover
8. Please me (Till I'm satisfied)
9. You'll pay
10. Paper crown (Feat. Beck, Juicy J)
11. Live till i die
12. Read em and weep
13. Fever tree
14. Every time you lea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