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힙합 잡지
가능성을 실험하며 학생의 본분도 다한다. 'Scars'는 화려한 전자음 비트에 랩과 부드러운 보컬을 섞은 '영파씨 표' 레이지(Rage)고 드럼 앤 베이스 등 유행 장르를 뒤섞은 'Skyline' 역시 영파씨가 최신 유행도 선도할 수 있음을 뽐내는 트랙이다. 가능성 풍부한 견습생의 습작을 깔끔하게 다듬은 길잡이 프로듀서의 성과다. 물론 녹진한 장르 친화력과는 별개로 힙합 선배인 재키와이가 쓸 법한 추임새, 그리고 국내 싱잉 랩을 열심히 필사한 플로우에는 아직 학습 중인 풋풋함도 묻어난다.
더 날카로운 무기는 진정성이다. 이들이 출생할 즈음 유행하던 올드스쿨 붐뱁을 장난감 삼은 '나의 이름은'은 공감의 문을 쉽게 연다. 여러 K팝 그룹이 세계관과 같은 환상의 벽을 만들 때 영파씨는 자기 경험담을 직접 곡에 입힌 덕분이다. '성장판 아직 open'과 같은 가사와 귀여운 반항같은 후반 내레이션엔 싱그러운 재치가 가득하다. 소리의 형태도 분명하지만 영파씨의 캐릭터를 각인하는 핵심은 업계 일반과 그 층위가 다른 이런 순수한 단어와 문장들이다.
K팝의 잣대로 보면 농도 진한 힙합과 랩 역량은 빼어난 수준이다. 또 영파씨의 깜찍한 매력은 힙합의 틈새시장을 파고들기에도 적당히 날카롭다. 그러나 공정한 기준에 놓는다면 긍정적인 발전과 개선의 여지, 기대감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아직 막 출발선을 넘은 유망주의 스프린트에 불과하다. 평균 나이 16세의 역주행에 관중들도 이제 관심을 보내기 시작했으니, 이제 남은 건 영파씨 스스로 참신한 코스를 그릴 차례다.
- 수록곡 -
1. Scars
2. Xxl

3. Dnd (feat. BM)
4. 나의 이름은

5. Sky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