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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ature    특집
      • 아름다운 선율의 마법사 에릭 카멘(1949-2024)
      • DATE : 2024/03   |   HIT : 2099
      • by 염동교

      • 당대 영미권에서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의외로 우리 나라에 덜 소개된 음악가가 많지만 추억의 명곡 'All by myself'을 남긴 미국 싱어송라이터 에릭 카멘은 국내 팝송 팬들에게도 선명했다. 디바 셀린 디온의 버전으로도 잘 알려졌지만 카멘이 직접 연주한 피아노 간주를 곁들인 7분대 원곡의 매력은 독보적이다.

        음악 경력의 본격적 시작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결성된 5인조 밴드 라스프베리스(Raspberries)였다. “산딸기”란 뜻의 이 5인조 밴드는 달콤한 화음과 또렷한 선율감을 골자로 한 파워 팝(Power Pop) 사운드를 구사했으며 “영국에 배드핑거가 있다면 미국에 라스프베리스가 있다”라는 거친 등식으로도 묘사할 수 있다. 웨일스에서 결성된 배드핑거는 'Day after day'나 'Baby blue' 같은 파워 팝 명작을 남긴 1960-70년대 명밴드다.

        더 후의 'Won't get fooled again'을 연상하게 하는 도입부 기타 리프를 비롯해 킹크스의 잔향을 드리운 1집 < Raspberries >의 인트로 트랙 'Go all the way'가 밴드의 축약본이다. 카멘이 쓴 이 곡은 “올드팝 명곡 맛집”인 영화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014) 사운드트랙 < Guardians Of The Galaxy: Awesome Mix Vol. 1 >에 실리기도 했다.

        라스프베리스의 당대 활약상은 생각보다 컸다. 1972년도 정규 2집 < Fresh >에서도 빌보드 핫100 16위에 오른 'I wanna be with you'와 카멘의 고음 가창이 살아 있는 'Let's pretend'를 수확했다. 빌보드 핫100 18위에 오른 마지막 정규 앨범 < Starting Over >(1974) 수록곡 'Overnight sensation'까지 대부분의 히트곡을 카멘이 썼지만, 기타리스트 월리 브라이슨(Wally Bryson)과 데이브 스몰리(Dave Smalley)가 조화된 보컬 하모니가 성공의 견인차였다.


        1975년 홀로서기 음반 < Eric Carmen >이 커리어 상 정점이라 봐도 좋다. 나란히 3, 4번 트랙에 붙어 있는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과 'All by myself'가 카멘의 골든 트랙으로 각각 러시아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2번 E단조 작품번호 27”과 “피아노 협주곡 제2번 C단조”에서 착안했다. 1996년 빌보드 핫100 4위에 오른 셀린 디온의 리메이크가 르네 젤위거 주연의 영화 <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열정과 애정 >(2004)에서 브리짓 존스의 감정을 토해내는 오프닝 시퀀스에 사용되었다.

        다시금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의 주제부를 활용한 6번 트랙 'My girl'과 “야상곡” 시리즈로 알려진 폴란드 작곡가 프레더릭 쇼팽의 “에튀드”를 인용한 5번 트랙 'Last Night'까지 19세기 출생 피아니스트를 향한 경배가 < Eric Carmen > 전반을 관류했다. 'Da doo ron ron'의 청춘스타 숀 캐시디가 리메이크해 1977년 빌보드 핫100 79위까지 오른 'That's rock 'n' roll'의 원곡도 이 음반에 실려 있다.

        클래시컬 뮤직의 영감은 1977년도 소포모어 앨범 < Boats Against The Current >로 이어진다. 도입곡 'Boats agains the current'는 엘리팔렛 오람 라이트(Eliphalet Oram Lyte)가 1852년 작곡한 영국 동요 'Row, row, row your boat'로 문을 열고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이 배킹 보컬로 참여한 'Love is all that matters'는 “백조의 호수”로 유명한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제5번 2악장”의 아이디어를 빌렸다.

        솔로 데뷔작이 품은 기대감엔 못 미쳤지만 지속적으로 좋은 곡을 써냈다. 패트릭 스웨이즈 주연의 화제작 < 더티 댄싱 >(1987)에 실려 1987년 4위에 오른 'Hungry eyes'가 재기를 마련했다. 다만 이 곡은 빌 메들리와 제니퍼 원스가 듀엣한 '(I've had) the time of my life'의 작곡가 프랭크 프리바이트(Frank Previte)와 잭 드니콜라(Jack DeNicola) 콤비의 작품이었다.


        수려한 곡조는 영화음악에 강했다. 미국 작곡가 겸 소설가 딘 피치포드(Dean Pitchford)와 1988년 3위에 오른 'Make me lose control'과 캐나다 록밴드 러버보이의 리드 보컬 마이크 레노(Mike Reno)와 하트의 앤 윌슨이 입 맞춘 'Almost paradise'를 합작했다. 'Almost paradise'는 케니 로긴스 'Footlose', 보니 타일러 'Holding out for a hero'와 더불어 1984년 영화 < 풋루스 > 사운드트랙 < Footloose: Original Soundtrack Of The Paramount Motion Picture >에 수록되며 명 영화음악 음반의 한 축을 담당했다.

        1985년 빌보드 핫100 35위 곡 'I wanna hear it from your lips'가 수록된 1984년 작 < Eric Carmen > 이후 약 16년만에 나온 마지막 정규 음반 < I Was Born To Love You >(2000)는 에어로스미스 'I don't want to miss a thing'의 “명곡제조기” 다이안 워렌과 공동 작곡한 'Someone that you loved before'와 비치 보이스 'Caroline, no' 커버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라스프베리스 동료 월리 브라이슨의 기타 연주가 의미를 더했다. 십수년 만에 팬들에게 선물을 안겨준 2003년 곡 'Brand new year'가 공식적인 마지막 음원이었다.

        1~200년전 고전 음악 명곡의 영속성에 자신의 천부적 멜로디 메이킹을 더한 에릭 카멘은 라스프베리스와 솔로 시기에 거쳐 대중음악계에 아름답고 우아한 선율을 새겼다. 라흐마니노프와 쇼팽 등 기라성 같은 선배 작곡가들처럼 'All by myself'와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 'Hugry eyes'도 오랜 시간과 넓은 공간을 아우르며 팝송 명작으로 길이 울려퍼질 것이다.
      • 2024/03 염동교(ydk8811@gmail.com)
      • 앨범 리뷰
      • I Was Born To Love You 에릭 카멘 IZM 2000
        Definitive Collection 에릭 카멘 IZM 1997
        The Best Of Eric Carmen 에릭 카멘 IZM 1988
        Tonight You’re Mine 에릭 카멘 IZM 1980
        Change Of Heart 에릭 카멘 IZM 1978
        Boats Against The Current 에릭 카멘 IZM 1977
        Eric Carmen 에릭 카멘 IZM 1975
      • 아티클
      • 아름다운 선율의 마법사 에릭 카멘(1949-2024) 에릭 카멘 염동교 2024 2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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