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그립스(Death Grips)나 클리핑(clipping.)의 신작, 혹은 켄 카슨(Ken Carson)과 이트(Yeat)를 잇는 레이지 신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인가 싶겠지만 앨범 전면에 이름을 올린 것은 무려 70세의 노장 킴 고든. 밴드 소닉 유스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노이즈 록 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거장이 이제 막 꽃피우기 시작한 장르에 발을 담그며 이를 공격적인 태도로 풀어냈다는 사실에 우선 충격적인 첫인상이 남는다.
연차와 작품 사이 이질감을 지나 작품의 면면을 살펴보고 나면 "역시 킴 고든"이라는 감탄에 도달한다. 서늘한 비트와 시니컬한 태도가 교차하는 'Bye bye'부터 귀를 가학적으로 짓이기는 'It's dark inside'까지, 노이즈의 화신이라는 지위에 걸맞게 전위적이고 불친절한 소음으로 작품을 가득 채우는 솜씨가 상당하다. 이는 전작이자 솔로 데뷔작인 < No Home Record >에서도 마찬가지였긴 하나, 익스페리멘탈 힙합의 실험적 미학과 본격적으로 맞닿는 본작은 그 설득력이 전보다 한층 더 뚜렷하다.
이렇듯 신세대 음악의 예술론을 공격적으로 수용하는 모습이 더욱 흥미로운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줄곧 이어온 반(反)예술적 태도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표현법을 모사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이를 또 하나의 재료로 인식하고 본인의 입맛대로 거칠게 버무린다. 예컨대 다양한 오브제를 조각내 널브러뜨리는 'Bye bye'의 아상블라주(assemblage)를 듣다 보면 트랩 비트의 공업성이 팝 아트에 가까운 인상으로 변색된다. 음악과 함께 미술가 활동을 겸하고 있는 아티스트 본인의 회화 속 추상 예술 철학과도 연결되는 모습에 작품 속 자아는 더욱 견고해진다.
과거를 풍미한 전설이 현재와 발을 맞추는 순간, 그 아름다운 인상을 < The Collective >의 킴 고든은 뻔뻔하게 상회한다. 현재와 반 발짝 정도의 차이를 두며 산뜻한 영감을 주고 이내 개방적인 태도로 젊은 세대의 귀감이 된다. 말 그대로 나이가 무색한, 당혹스러울 만큼 '쿨'한 작품 그리고 인물이다.
-수록곡-
1. Bye bye
2. The candy house
3. I don't miss my mind
4. I'm a man
5. Trophies
6. It's dark inside
7. Psychedelic orgasm
8. Tree house
9. Shelf warmer
10. The believers
11. Dream dolla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