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글로버는 작품에 1970년대의 피-펑크 사운드를 가져와 이식한다. 조지 클린턴 사단의 언어가 가득한 이 앨범에서는 새로운 표현들보다는 시간의 저편에 자리해 있는 자취들이 좀 더 많이 보인다. 그래서 이 작품은 어쩌면 이렇다 할 신선함이 없는, 그저 그런 복고식 사이키델릭 소울, 사이키델릭 펑크 음반으로 귀결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티스트는 이와 같은 함정을 멋지게 피해간다. < 'Awaken, My Love!' >을 대단한 앨범으로 만드는 표면적인 요인은 능숙하게 펼쳐놓는 온 옛 사운드에 있다. 'Have some love'의 위를 어쿠스틱 기타와 함께 흐느적거리며 밟아가는 걸음은 펑카델릭의 'Can you get to that'과, 'Boogieman'의 시작을 알리는 로킹한 기타 리프와 코러스는 각각 피-펑크 앤섬 'Hit it and quit it', 'Give up the funk'와 각각 넓은 접촉면을 형성하며, 'Riot'은 아예 펑카델릭의 'Good to your earhole'로부터 샘플을 가져왔다. 피-펑크 마더쉽과의 시간여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고전적인 소울, 펑크 컬러를 보이는 지점에서는 슬라이 앤 더 패밀리 스톤을 위시로 한 1960, 1970년대의 펑크 밴드를 떠올릴 수 있고 다이나믹한 보컬 퍼포먼스를 보이는 지점에서는 프린스를 연상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더 나아가 < 'Awaken, My Love!' >를 수작으로 만드는 핵심적인 요인은 훌륭한 재구성과 활용에 자리해있다. 도널드 글로버는 1970년대 사이키델릭 펑크의 단순한 재확인이 아닌 현대적 변용을 보여준다. 오늘날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알앤비 멜로디가 보컬 라인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데다, 팝적인 터치를 은근히 깔아놓은 신시사이저 리프 또한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고, 더욱 복잡하게 사운드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근래 사이키델릭 팝의 경향 또한 도처에 놓여있기도 하다. 'Me and your mama'의 도입부에 놓인 신스와 코러스의 몽환적인 인트로, 'Zombies'의 근간이 되는 최근의 소울-록 스타일, 곳곳의 트랙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알앤비 팝 멜로디들을 보자. 이들은 결코 앨범을 지난 통사의 어느 한 시점에 머물러있게 하지 않는다. < 'Awaken, My Love!' >는 과거가 선물해준 앨범이지만 분명 현재를 대표하고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는 미래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향후의 펑크와 사이키델리아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옛 사운드를 오늘날에 멋지게 어울리게 풀어냄과 동시에 다채로운 접근과 연출을 적용해 도널드 글로버는 아름다운 펑크, 소울, 록 앨범을 만들어냈다. 극적인 전개 구조 속에서 통사를 오가는 'Me and your mama', 펑크의 오래된 전형을 리듬과 코러스에 배치해둔 뒤 그 위로 여러 트렌디한 장치를 쌓아 올린 'Have some love'와 'Boogieman', 록적인 면모를 짙게 칠한 사이키델릭 펑크 'Riot'과 같은 곡들에서 창작 역량이 잘 드러난다. 게다가 아티스트는 음반을 단지 현란하고 사운드 메이킹의 결과물로만 남게 하지 않는다. 어지러이 퍼져나가는 음향의 바닥에서는 리드미컬한 그루브와 캐치한 멜로디가 시종일관 넘실거린다. 사운드로부터 다소 힘을 빼낸 후반부의 'Redbone', 'Baby boy'는 역시나 즐기기 좋은 소울 트랙이다. < 'Awaken, My Love!' >는 여러모로 아쉬울 게 없는 앨범이다. 상당히 근사하다. 이 음반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데다, 도널드 글로버는 이 작품을 통해 커다란 변화를 잘 수행해내기도 했다. 간과할 수 없는 의미까지도 아티스트는 챙겨간다.
-수록곡-
1. Me and your mama
2. Have some love
3. Boogieman
4. Zombies
5. Riot
6. Redbone
7. California
8. Terrified
9. Baby boy
10. The night me and your mama met
11. Stand t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