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 - Problem (feat. Iggy Azal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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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도 좋았으나, 이 한 곡이 결정적이다. 우수한 차트 성적은 말할 것도 없다. 아리아나 그란데를 팝 요정으로 만들었다. 'Talk Dirty'에서만큼 엉큼한 색소폰에 풋풋한 음색, 힘 있는 가창이 매력적이다. 연인, 빅션의 속삭이는 랩과 올해 크게 성장한 여성 래퍼, 이기 아젤리아의 피쳐링은 노래을 다채롭게 꾸민다. 누구보다 전체적인 그림을 조합한 맥스 마틴의 공이 크다.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구조가 튼튼한 음악이라는 걸 태티서가 'EYES'로 반증했다.
2014/12 전민석(lego93@naver.com)
클린 밴디트(Clean Bandit) - Rather be (feat. Jess Glyn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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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의 골격을 띠고 있으나 피아노, 현악기 연주 덕분에 차갑거나 딱딱하게 들리지 않는다. 클린 밴디트(Clean Bandit)의 지향이자 특징인 '클래식 접목'이 마니아 장르를 유순하게 가꿨다. 여기에 후렴의 '뿅' 하는 신시사이저 소리가 디스코 느낌을 낸다. 이 미세한 복고의 풍미가 노래를 향유할 폭을 더욱 늘렸다. 2절에 들어가면서 여덟 마디를 새로운 루프로 치장한 것도 분위기를 쇄신하는 치밀한 편곡이다.
보컬도 노래의 멋에 일조했다. 제스 글린(Jess Glynne)의 허스키한 음성은 분위기의 낮음과 높음을 극대화하는 좋은 수단이 됐다. 버스(verse)에서는 침착하게 나가다가 프리 코러스부터는 힘을 주며 노래의 흥을 키운다. 악기 연주만으로는 미흡한 곡의 리드를 잘 수행했다.
반반한 화합이 빛난다. 리듬, 멜로디, 보컬 등 노래를 구성하는 많은 파트가 조금도 모나지 않게 어우러졌다. 이것들이 만나며 시너지를 냄으로써 참신함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했다.
2014/12 한동윤(bionicsoul@naver.com)
DJ 스네이크(DJ Snake), 릴 존(Lil Jon) - Turn down for 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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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 클럽과 힙합 클럽에서 공존하는 트랙이다. 구성은 EDM, 리듬은 트랩인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올해 대중적으로 터졌다. 이름처럼 뱀 나올 것 같은 사운드도 재미있다. 빌보드 Hot 100에서 4위까지 올랐었고, 한국에서 팝이나, 클럽에 관심 없어도 들으면 안다. 파급력이 컸다. 이 흐름을 타고 디제이 스네이크는 'Get low'를, 릴 존은 'Bend ova'를 냈다. 두 곡, 다 이 음악의 연장선상에 있다. 계속 외치는 제목, 'Turn down for what'은 '무엇 때문에 흥을 가라앉혀야하지?' 즉 '노는 걸 멈출 이유는 없어!'정도의 뜻이다.
2014/12 전민석(lego93@naver.com)
에코스미스(Echosmith) - Cool ki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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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밴드 'Hanson'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랄까 Echosmith는 시에로타(Sierota)가의 4남매가 결성한 밴드다. 이들은 대부분 10대지만 '밴드'라는 정체성에 맞게 직접 곡을 만들고 가사도 자신의 세대에 꼭 맞는 'Cool kids'에 관한 독백을 내놓았다. 도입부의 신디 멜로디와 살랑거리며 가볍게 주행하는 기타, 무엇보다 'Cool kids'의 반복적인 훅은 중독성이 강하다. 2013년에 발표가 되었지만 뒤늦게 빌보드차트 상위권에 랭킹되면서 온전히 음악의 힘으로 빌보드를 등정하는 저력을 보여준다.
2014/12 김반야 (10_ban@naver.com)
이디나 멘젤(Idina Menzel) - Let i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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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동안 이 행성 전체가 겨울왕국이던 때가 있었다. 서사성을 갖춘 곡과 그 위에서 감정을 토해내는 이디나 멘젤의 목소리가 실린 'Let it go'는 지구 이곳저곳으로 제 위상을 전파했다. 물론 영화 < 겨울왕국 >의 대성공이 없었어도 싱글 히트가 가능했을까하는 의문도 따르겠다만 그것만으로 'Let it go'를 깎아내리기엔 곡 자체에도 충분한 관전 포인트들이 존재한다. 좋은 곡에 운도 붙었다. 결과 지향의 성격을 가진 차트 시장 속에서 대성공을 거뒀다.
2014/12 이수호(howard19@naver.com)
니코 앤 빈즈(Nico & Vinz) - Am I w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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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非) 아프리카권에서 만들어진 아프리카의 노래. 노르웨이 이민자의 후손인 니코와 빈즈는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뜨거운 피로 멋진 싱글을 만들어냈다. 노래가 대서양을 건너는데는 거의 1년이 걸렸지만,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슬라이드 기타의 리듬과 토속적인 그루브는 전 세계를 홀리며 UK차트 1위, 빌보드 싱글 차트 4위까지 오르는 등 거대한 성공을 거뒀다.
'볼 수 없는 곳에 닿고 싶은게 잘못인가요?'라 노래하던 청년들은 1년만에 '세상의 꼭대기'에 올랐다. 과거로부터 내려온 소중한 유산을 소중히 간직한 결과에 온 세상이 열광했다.
2014/12 김도헌(zener1218@gmail.com)
패신저(Passenger) - Let her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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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네덜란드에서 첫 히트를 기록한 이 곡은 이듬해인 2013년, 인근 국가와 유럽 전역, 오세아니아의 두 나라, 멕시코 등으로 퍼져나가며 각국 싱글 차트 정상을 넘봤다. 메인스트림의 주 무대, 미국과 영국도 곧 'Let her go'를 든 패신저의 여행 노선에 포함됐다. 올해 여름, 노래는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5위와 각종 하위 장르 1위, 영국 싱글 차트 2위, 영국 인디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야말로 지난 2년간 전 세계가 어쿠스틱 발라드와 패신저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열광한 셈이다. 그 정점을 찍은 올해이기에, 2012년 산 넘버를 2014년의 베스트로 꼽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14/12 이수호(howard19@naver.com)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 -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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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에서 10주 동안 장기 집권했던 곡이다. 같은 가사와 선율이 반복되지만 클랩 비트와 합창단의 참여로 지루함을 탈피한다. 24시간 동안 'Happy'에 맞춰 춤추는 사람들을 담은 뮤직비디오는 노래 속 행복이 전파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좋은 작품, 성실하고 획기적인 홍보 덕에 퍼렐 윌리엄스는 'Blurred lines'와 'Get lucky'에 이어 2년 연속 성공을 가져간다. 가수에게도 대중에게도 즐거움을 안겨준, 흠 잡을 곳 없는 2014년의 히트곡이다.
2014/12 정유나(enter_cruise@naver.com)
샘 스미스(Sam Smith) - Stay with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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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우울에서 우러나오는 청년의 목소리에 모두가 홀려들었다. 피아노 한대로 출발하는 멜로디는 웅장한 코러스를 만나 거대한 파동이 되어 심금을 울린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본 '목소리의 힘'에 모두가 마음을 열고 합창했다. 메가 밴드 콜드플레이와 돌아온 전설 마이클 잭슨조차 이길 수 없었던 힘. 자그마한 관심이라도 바랬던 청년의 소망은 온 세계의 사랑으로 돌아왔다.
2014/12 김도헌(zener1218@gmail.com)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 - Shake it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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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안티들을 끌어안거나 혹은 무시하는 2014년의 '자존감 송'이다. 'Shake it off'에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보수적인 컨트리 노래만 계속해서 불렀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당당함이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팝으로의 전향은 음악적으로도 성공했고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1위로 데뷔하며 대중적으로도 환영받았음을 인정받았다.
1990년대 후반, 전 세계 아이돌 음악을 주도한 맥스 마틴과 2000년대의 인기곡을 만든 쉴백이라는 두 스웨덴 작곡가는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팝 가수'라는 날개를 달아주었고 '전직' 컨트리 여가수는 팝스타로 하늘 높이 비상했다.
2014/12 소승근 (gicsucks@hanmail.net)